노령견키우기/이것저것 관리하기

오픈런해야하는 안과전문동물병원에 다녀왔다.

YS&Cream_e 2025. 2. 3. 15:19

 크림이에게 녹내장 위험신호가 온 것은 24년 11월의 어느 날.
 오른쪽 눈이 빨갛게 충혈된 것을 발견했는데, 그 때부터 눈꼽이 많이 끼기 시작했다. 눈을 긁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워낙에 건강하게 잘 뛰어다니고, 잘 먹고 하는 크림이이기에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 달에 한번씩 심장사상충 약을 먹으러 가기 때문에 심장사상충 약을 먹으러 간 날, 크림이 눈이 충혈되어있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안압을 재보자고 하셨다. 한 쪽 눈은 14, 충혈되어있는 눈은 안압이 31정도로, 안압이 높고 녹내장이 의심된다고 들었다. 그렇게 두 달정도 코솝 안약을 하루 2번씩 넣어주는 관리를 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안압을 측정하러 갔고, 안약을 넣고 이틀만에 안압은 정상치가 나왔고 눈충혈도 나아졌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심장사상충 약을 먹으러 간 날, 수의사 선생님께서 안압은 괜찮은데 눈충혈이 다시 생겼네요? 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나는 애가 뜀박질도 하고 먹을 것도 밝히고 하니까 "아.. 그렇나요..?"하고 그냥 그렇게 넘어갔던 것 같다.
 
 25년 1월 설연휴기간, 추위에도 열심히 산책을 즐겁게 하고 온 날, 크림이가 일어나지도 않고 계속 잠만 자는 것이다. 그냥 피곤해서 그렇거니 했는데 오후 5시에 눈을 떴는데 피곤한건지 눈을 잘 못 뜨더라. 추운데 산책을 너무 오래했나 생각하면서 약을 넣고 다음 날도 이상하면 병원을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잠들었다.
 

 
 다음 날, 눈에 누런 눈꼽이 가득 눈을 덮고 있었다. 전형적인 코카의 성향 때문인지, 먹을거 하나는 엄청나게 잘 챙기더라. '컨디션은 괜찮네.'라고 생각하며, 동물병원에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했다.
 크림이가 눈꼽이 가득하고 눈도 조금 하얘진 것 같다고, 어제는 눈을 못 떴는데 오늘은 잘 뜨긴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여쭤보니, 안압을 재보시더니 안압이 너무 높다고, 안약을 넣는데도 안압이 다시 오르는거니까 안과전문병원에 가는 것이 장비도 갖춰져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대기가 길 것 같다고 하셔서 전화를 해보는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연결이 안되서 그냥 무작정 차에 크림이를 태우고 달렸다. 부산 안에서도 집과는 조금 멀어서 유료도로와 다리를 몇 개 건너고, 터널도 지나치고 그렇게 추천받은 동물병원에 도착했다.
 
 들어가는 순간 너무 놀랐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 발을 디딜 틈이 없던 병원. 평일 오픈은 9시인데.. 부산에 있는 모든 눈 아픈 강아지들이 모인 것인가....? 초진보러 왔다고 말씀드리니 대기가 6시간정도 예상되는데 기다려도 못 보고 갈 수도 있다고 하셨다. 다음 날은 토요일, 오픈 시간이 8시인데 아마 7시에 대기가 시작될 것 같다고 하셨다. 알겠다고 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드라이브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토요일 아침, 비가 오는데 무작정 실외배변을 하고 차에 올랐다. 평소에 출근할 때도 일어났던 시간이었지만 뭔가 마음이 초조했다. 그렇게 다시 전날 갔던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도착시간은 7시반, 그런데 대기줄이 이미 에이포용지 한장을 넘어서서 있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다보니 11시반쯤..크림이의 이름이 불렸다.
 


녹내장의심이 되어서 코솝 안약을 넣고 있었고, 증세가 호전되는 것 같다가 다시 눈이 충혈되고 안압이 높아졌다고 하니 녹내장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안압은 40정도였다. 역시나 녹내장이 맞는데 반응이 있는 것을 보니, 아직 실명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양쪽 눈이 모두 녹내장이라고.. 증상이 없는 좌측 안구도 녹내장이 있다고 하셨다. 이 녀석은 근데 너무 활발하게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이쁨받을라고 하고 있으니.. 역시 너무 명랑한 코커스패니얼의 후예.....
 
 다른 안약으로 조절하면 반응이 올 지 체크해보자고 하셨고, 안약을 넣고 20분을 더 기다려서 다시 안압을 체크해보니 안압이 줄어있었다. 그렇게 안약으로 조절해보고 7-10일 후에 다시 체크해보기로 했다. 데스크에서 안약을 받고, 예약을 잡으려고 하니.. 다음 주 예약은 이미 꽉찬 상태여서 오픈런을 해서 봐야한다고 하셨다.. 또르르..
 

- 안약은 기존 코솝을 좌우측 모두 하루 2번 넣기로 했고,
잘라탄은 우측에 하루 3번, 로테맥스는 우측에 하루 2번 넣기로 했다. 안약들은 최소 10분 간격을 주고, 안연고인 로테맥스는 다른 안약을 넣고 최소 30분의 간격을 주고 넣어야 한다.


 대기하는 중에 다른 분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었는데,
 1. 예약을 해도 대기는 길다. 그냥 오픈시간에 가서 기다리는 것이 낫다.
 - 한 분은 11시반에 예약이었지만, 대기를 하다가 3시반에 진료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 8시 예약인 분도 진료를 다보고 가시는데 10시반이었다. 
-> 나도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는데 과특성상 검진이면 금방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환자들 치료를 하다보면 다 직접하고 손으로 해야하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 대기가 길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냥 그러려니 한다. 위급한 친구들이 있으면 응급수술을 진행한다고 하니 대기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된다. 
 2. 대구, 포항, 광주 등 다른 곳에서도 내원을 한다. 
 3. 적절하게 병원을 추천해주신 동네 동물병원 수의사분께 감사를 드린다.
 - 대기 중에 대화를 나눈 보호자 분들 중 한 분에 따르면 당일 내원했던 애완견 말고, 다른 애완견이 집에 있는데 그 친구는 수술 등에 1600만원+ 내원 등등 비용을 지불했는데 아파보여도 괜찮다고 해서 그렇구나 했지만, 상태가 더 악화되어있었다고 한다. 눈은 꼭 대기가 길더라도 해당 동물병원에 와야한다며 말씀해주신 얘기이다. 따라서 전문병원으로 바로 리퍼해주신 수의사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하루에 넣어야하는 안약이 3개, 종류마다 넣어야하는 주기도 다르기는 하지만 안약으로 부디 녹내장 악화증상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
 부디 우리가 고생하더라도, 크림이의 눈이 더 악화되지 않기를..
  다른 보호자분들 중에 코카키우셨던 분들이 계셨는데, 어떤 보호자분들께서 그 친구는 18살에 치매가 왔고, 20살이 된 해에 보냈다고 하셨다.

오늘도 먹을거 달라고 계속 보채는 모습



늘 하는 얘기이지만 우리 크림이도 건강하게 10년 더 살기를 원한다.

 

아직 충혈도 여전한 것 같지만 나의 노력이 크림이에게 도움이 되기를..